| 책소개할 때 거의 근대를 다루는 책들만 썼는데 사실 근대사는 고대와 중세사를 좋아하다보니 연장선상에서 좋아하게된 것이고 아직도 고대사는 나의 사랑하는 분야이다. 어느날 도서관에서 빌릴만한 책 없나 검색하던 중 military history라는 키워드로 검색하자 나온 결과물들 중에 한권이 내 눈에 들어왔다. 
포에니 전쟁, 그것도 다 다루는게 아니라 일차전쟁만 다루고 거기에 a military history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딱 나의 관심을 끌기에 좋은 책이었다. 사실 삼차에 걸친 포에니전쟁을 한꺼번에 다룬 책들은 많지만 일차전쟁만 따로 다룬 책은 얼마 없는 것이 현실이고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존재감으로 인해 그나마 포에니 전쟁을 다룬 책들은 일차전쟁에 대해 간략하게만 설명해 놓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저자도 이런 이유로 인해 집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서문에 써놓고 있다. 매쿼리 대학에 다니는 여자애한테 부탁하여 책을 빌린 뒤 잠시 훑어보니 205쪽 정도 밖에 안되는 페이지수에 노트나 인덱스 빼면 실제로는 176쪽까지만 읽으면 되는 책이었다. 부제인 military history답게 전투도면이 잔뜩 있길 기대했지만 그건 좀 과욕이었나보다. 하긴 원래 고대전쟁사 다룬 책들에는 전투도면이 얼마 없다. 
읽기 시작하니 느낀건데 이거 굉장히 빨리 읽히는 책이다. 원래 근대사나 과학책은 읽는 것보다는 이해하는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기 때문에 한권 읽는데 한달 가까이 걸리기도 한다. 그에비해 이책은 읽는데 이주가 채 걸리지 않았다. 책의 첫 세 찹터들은 책을 쓰는데 참고한 사서들과 그들의 신빙성, 로마와 카르타고의 제도소개와 국제상황, 전쟁의 원인 등을 설명하고 있다. 당시 시칠리아의 도시 메사나는 캄파니아에서 조직된 용병단인 마메르티니의 지배를 받고 있었는데 시라쿠사의 히에로와 카르타고는 손을 잡고 메사나를 공격했고 메사나는 로마에 구원을 요청했다. 로마군이 해협을 건너와 카르타고와 히에로는 메사나 포위를 풀고 철수했고 이듬해 히에로는 로마와 동맹을 맺어 끝까지 로마의 편에 남게된다. 다음해 로마군이 아그리겐툼을 공격하자 "한니발"이 구원군을 이끌고 왔지만 결국 도시를 구하지 못했고 아그리겐툼은 로마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카르타고 해군이 이탈리아를 공격하자 로마는 함대를 건조하기로 하고 이에 착수했다. 집정관이 된 "스키피오"는 리파라를 점령했고 또다른 집정관 두일리우스는 코르부스를 이용하여 밀라이 해전에서 카르타고 해군에게 승리를 거두게 된다. 로마 해군은 활동을 더욱 확장하여 코르시카, 사르디니아를 공격했고 술키 해전에서도 승리했다. 레굴루스도 틴다리스 해전에서 승리했고 몰타를 공격했다. 불소와 레굴루스가 이끄는 로마해군은 아마도 고대최대의 해전일 것이라 추측되는 엑노무스에서 대승을 거두게 되고 아프리카를 직접 치기로 한다. 아프리카에 상륙한 레굴루스는 아디스 전투에서 승리하고 투니스를 점령한 뒤 카르타고와 협상을 했지만 결렬되고 말았다. 카르타고는 스파르타 장군인 크산티포스를 기용하여 투니스 근처에서 로마군을 대패시키고 레굴루스를 포로로 잡았고 로마해군이 생존자들을 구하려 파견되었다. 이들은 헤르마이아 해전에서 승리하고 코시라를 공격한 뒤 생존자들을 싣고 돌아왔지만 그만 카마리나 근처에서 폭풍을 만나 엄청난 손실을 입고 말았다. 이러한 손실에도 불구하고 로마군은 파노르무스를 점령했고 블라이수스가 이끄는 함대는 아프리카를 습격하여 약탈하고 다녔지만 시르티스와 팔리누루스에서 폭풍으로 함대의 절반을 잃고 말았다. 로마가 가진 함선의 수는 60척으로 줄어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르마이와 리파라를 점령했고 카르타고는 시칠리아 주둔군을 더 증원하게 된다. 메텔루스는 파노르무스 전투에서 승리했고 로마군은 시칠리아에서 가장 중요한 카르타고의 요충지인 릴리바이움을 공격했다. 로마해군의 봉쇄에도 불구하고 로도스인 "한니발"이 이끄는 카르타고 보급선단이 계속 도시에 물자를 공급했고 로마는 함대의 일부만을 릴리바이움에 남겨둔 채 드레파나의 카르타고 해군을 상대하러 갔지만 아드헤르발이 이끄는 카르타고 함대는 해전에서 승리했고 유니우스의 함대도 카마리나 근처에서 폭풍으로 상당수를 상실함에 따라 로마의 해군은 거의 전멸하게 된다. 로마로서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아무도 카르타고와 강화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릴리바이움의 공성도 풀지 않았다. 로마해군의 전멸 덕분에 카르탈로 이끄는 카르타고 해군은 이탈리아 해안을 습격하고 다녔다. 다음해 드레파나를 공격한 부테오는 펠리아스 섬을 점령했고 카르타고에서는 하밀카르 바르카가 시칠리아에 사령관으로 부임해왔다. 하밀카르는 브루티움을 공격하고 헤이르크테 주변에서 전투를 벌이다 에릭스로 근거지를 옮겼다. 새로운 함대를 건조한 로마는 다시 해상활동을 시작했고 결국 아이가테스 해전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둠으로서 카르타고와의 협상이 시작되고 전쟁은 시칠리아가 로마에게 넘어감으로서 끝나게 된다. 비록 전쟁은 끝났지만 로마의 강경책으로 사르디니아와 코르시카를 로마가 비합법적이고 비열한 수단으로 차지하는 일도 일어났다. 카르타고의 사령관이었던 하밀카르는 스페인을 개발하여 전쟁에서의 손실을 만회하기로 하고 자신의 아홉살짜리 아들을 바알신전으로 데려가 로마에 대한 복수를 맹세하도록 시켰는데 이 아이가 후일 이차전쟁에서 로마를 공포에 떨게하고 고대삼대명장으로 뽑히는 한니발이다. 이상은 책의 내용을 짧고 간략하게 줄인 것이지만 대신 확실한 것들만 적은 것이다. 이 책의 서술방식이 이게이게 사실이다하고 확실하게 못박아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어떤 사실을 설명할 때 "이 사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지만 저 사서에는 또 다르게 적혀있고 이 사서의 신빙성은 이렇고 저 사서의 신빙성은 저러며 이 문장은 이런 식으로 해석될 수도 있고 이 사서를 쓴 사람의 성향은 어쩌고 당시 상황은 이렇기 때문에 기타 이러저러한 역사적사실들을 종합하면 이러저러한 것이 더 사실에 가깝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식으로 나간다. 사소하게 볼 수 있는 사실 하나도 그냥 간단하게 넘어가는 일이 드물다. 덕분에 일차전쟁을 간략하게 다룬 책들에서 이겼다, 졌다. 이랬다, 저랬다하고 확실하게 적혀있는 부분도 이 책을 읽으니 도통 뭐가 사실이고 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어찌보면 진짜 역사학자다운 서술방식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한가지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로마인의 경우 이름이 세 단어로 이뤄져 일단 누가 누군지 구분하기는 쉽지만(그놈의 집정관들이 일년마다 매번 바뀌는 통에 로마측은 출연인물이 상당히 많다) 카르타고인들은 대체 이름들이 똑같아서 헷갈린다. 한니발이 제일 많았고 한노와 하밀카르가 그뒤를 따랐다. 나왔던 한니발등 중 "하밀카르의 아들 한니발"은 은근히 압뷁이었다. 카르타고인들은 이름 좀 다양하게 지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부제대로 전쟁사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또한 역사학자다운 서술 덕분에 어찌보면 지루할 것도 같지만 막상 읽어보면 내용은 쉽고 재미있다. 전투도면이 많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애초에 간략한 고대기록들에서 자세한 전투도면을 만든다는 것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전투도면 없이도 쉽게 읽히고 이해되는 책이니 강력하게 추천하는 바이다. |